함께 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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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함께’ 자라야 할까?

많은 개발자가 성장을 고민한다. 더 나은 코드를 짜고 싶고,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흔히 성장을 혼자만의 수련으로 생각하곤 한다.

“내가 실력을 쌓아서 팀에 기여해야지.”

훌륭한 태도지만, 여기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탁월함을 넘어 팀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함께 자라기’는 나 혼자 달인이 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함께 더 멀리 가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나부터 자라기

물론 팀이 함께 자라려면, 구성원 개개인이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1만 시간 동안 일을 한다고 해서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 양치를 하지만 양치의 달인은 아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방식이다.

의도적 수련이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약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반복적 노력이다.

  • 업무(Performance): 익숙한 것을 실수 없이 해내는 것
  • 수련(Practice): 익숙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며 실력을 늘리는 것

우리는 종종 업무만 하면서 수련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성장하려면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조절하여 몰입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

나에게 맞는 난이도 찾기

  • 지루하다면? (실력 > 난이도)

    • 제약을 추가한다. (예: 마우스 없이 코딩하기, AI 도구 끄기)
    • 더 깊이 파고든다. (예: 라이브러리 내부 코드 뜯어보기)
  • 불안하다면? (실력 < 난이도)

    • 실력을 높인다. (스터디, 멘토링, 학습)
    • 난이도를 낮춘다. (작업 쪼개기, 페어 프로그래밍)

메타인지(Meta-cognition) 사이클을 스스로 돌릴 수 있어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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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활동: 성장을 공유 가능한 형태로

함께 자라기에서는 업무를 A, B, C로 나눈다.

  • A (업무): 기능을 구현하고 문서를 만드는 본질적인 일
  • B (개선): A를 더 잘하기 위한 도구 제작, 자동화, 설계 변경
  • C (투자): B를 더 잘하기 위한 회고, 학습, 프로세스 개선

많은 사람이 A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개인은 B와 C를 통해 성장하고, 팀은 B와 C가 공유될 때 함께 자란다. 내가 만든 자동화 스크립트(B)를 팀원이 쓰고, 나의 회고(C)를 통해 팀의 프로세스가 바뀔 때, 나의 성장은 팀의 성장이 된다.

함께 자라기

개인의 성장이 팀으로 연결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내 것을 기꺼이 공유하는 태도와 그것을 받아주는 환경이다.

협력: 1+1 > 2 만들기

뛰어난 전문가 팀이 항상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 구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개인의 실력이 뛰어나도, 협력하지 않으면 그 팀의 퍼포먼스는 개인의 합보다 작아질 수 있다.

프로젝트 확률론을 보자. 작업자 한 명이 90% 확률로 성공한다면, 7명이 각자 완벽하게 성공해야 끝나는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은 0.9^7 ≈ 48% 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로 돕는다면? 누군가 막혔을 때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있다면(OR 조건), 실패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팀의 성공 확률은 99%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우리가 짝 프로그래밍(Pair Programming)이나 코드 리뷰를 하는 진짜 이유다.
단순한 품질 관리가 아니라, 팀 전체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생존 전략인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 실수를 드러낼 용기

협력이 일어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내가 이 질문을 하면 바보 취급 받지 않을까?"
"내가 실수를 말하면 평가가 깎이지 않을까?”

이런 불안이 있는 곳에서는 아무도 ‘수련(도전)‘하지 않는다. 그저 안전한 ‘업무’만 하려 든다. 함께 자라기 위해서는 실수가 용납되어야 한다.

  • 실수 예방 문화: 실수를 숨기게 만든다. 사고가 터지면 수습이 어렵다.
  • 실수 관리 문화: 실수를 빨리 드러내고, 함께 학습 재료로 삼는다.

객관성의 주관성: 설득은 이해에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자라기 위해서는 소통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기술적으로 이게 맞아요”라고 정답만 던지는 것은 상대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Context)를 묻고, 내 생각이 상대의 맥락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하는 **‘삼투압적 소통’**이 필요하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방식이 아니라, 상대에게 가장 잘 전달되는 방식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진정으로 함께 자랄 준비가 된 것이다.

마치며

결국 ‘함께 자라기’는 나의 성장을 팀의 자산으로 만들고, 팀의 환경을 나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이다.

오늘, 나만의 수련을 나만의 것으로 남겨두지 말고 옆 자리 동료에게 “제가 이거 해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라고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그 작은 공유가 함께 자라기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참고 도서: 함께 자라기 -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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